2014년 7월 20일 일요일

개천절 단상


개천절 단상

무진년(BC 2333년) 10월 상달 3일이 개천(開天)의 날짜이고,  과거에는 매년 음력 10월 3일을 개천절로 기념하다가, 현재는 매년 양력 10월 3일을 개천절로 기념한다.

개천 당시의 음력월의 명칭은 어떻게 어떻게 지정되었을까?
개천이 열번째 달이라는데, 그럼 첫번째 달인 음력 1월의 기준은 무엇이었을까?

참고로 현재 음력 1월의 기준은  24절기중에 우수(양력 2월중순)이 들어 있는 달이고, 이 달을 음력 첫번째 달이라고 칭하고,  1월이라고  부르기 보다는 특별히 정월(正月)이라고 부른다.  그래서 음력 설날-정월 초하루는 항상 대한(양력 1월23일경)에서 우수(양력 2월 19일경) 사이에 있다.

특별히 정월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매년  1월에 년도가 바뀌는데, 치윤과 관련해서 전년도의 13번째 달과 새해의 첫번째 달은 같은달인데,  역법 계산착오(직전년에  13개의 음력월이 있었는데  윤달을 삽입하지 않았거나, 반대로 12개의 월뿐이 없었는데 윤달이 삽입되는 착오)로 치윤이 올바르지 못하면 계절구분과 관련된 극심한 혼란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 정확한 1월이라는 의미로 정월(正月)이라는 이름을 사용한다.
과거에는 동지가 든 달이 1월(자월 기준)이었던적도 있고, 대한이 든 달이 1월(축월 기준)인 경우도 있었고, 현재는 우수가 든 달(인월 기준)이 1월이다.

다시 개천절로 돌아가서, 그당시의 1월의 기준은 무엇일까?
당시의 기준은 현재의 기준과는 전혀 달랐을 것은 분명하다.

"10월 상달" 이라는 문구가 그당시 기준을 분명하게 알려준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당시의 음력 1월의 기준은 춘분이었다.
그리고 10월 상달은 동지달이란 뜻이다.

상달(上月)은 달이 높이 뜨는 달이라는 의미이다.
그럼 달은 언제 가장 높이 뜰까?
천문학적으로 달의 공전궤도를 백도라고 부르고, 백도는 황도와 약 5도정도 경사를 이룬다.
태양은 1년에 황도를 1회전 하는데, 달은 한달에 한번 백도와 5도 경사를 이루는 황도주변을 1회전 한다. 따라서 달이 황도상의 하지점부근에 있을때 가장 높이 뜨고, 동지점부근에 있을때 가장 낮게 뜬다. 서울(위도 37.5도)에서 볼때 달의 남중 고도각은 대략 최대 81도(하지점 부근)에서 최저 24도(동지점 부근)을 움직인다.
달은 1년에 12~13회를 지구 주위를 돌면서 매회마다 이 고도 범위를 움직이다. 그러므로 달의 위치 자체만으로는 달이 언제 높이 뜨는지를 따지는것은 무의미하다.

하지만 보이는 달의 모습을 보면 상달의 의미를 분명하게 알수 있다.
태양이 동지점부근에 있을때 음력 초하루라면 달도 동지점 부근에 있고 이때 달의 고도는 태양의 고도 29도에 백도 경사각 5도를 더하거나 뺀 값이다. 그리고 달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달은 달의 공전궤도상에서 가장 낮은 남중고도에 위치하지만 전혀 보이지 않기 때문에 별다른 의미를 가지지 않는다.
하지만 태양이 동지점부근에 있을때 음력 보름이라면 달은 태양과 반대편인 황도상의 하지점에 부근에 있게되고 남중고도는  하지점의 남중고도 76도에 백도경사각 5도를 더하거나 뺀 값으로 최대 81도에서 달이 보이게 된다. 이때 달은 보름달이기 때문에  가장 밝으며 거의 관측자의 머리꼭대기- 천정에 위치(천정에서 9도 남쪽)하게 된다.

따라서 달이 높이 뜨는 달(上月)이란 보름달의 남중고도가 가장 높은 음력한달을 뜻하고 이 음력월은 태양이 동지 부근에 있을때의 음력 한달-동지달을 의미한다.
마찬가지로 중달(中月)은 태양이 춘분/추분근처에 있을때의 한달, 하달(下月)은 태양이 하지점 부근에 있을때의 한달을 뜻한다고 볼수 있다.

이제 4500여년전의 개천날짜가 현재의 음력 동지달 3일이라는것을 알 수 있다.

그럼 도대체 단기 1년에 음력 동지달 3일에 무슨 일이 있었길래 개천절이라고 부를까?
우선 개천이 있었던 년도는 무진년( BC2333년)이 아니고, 그보다 4년전인 갑자년이다.

동지달 3일을 최초의 갑자일로 지정하고서 이를 개천이라고 불렀다.
따라서 개천의 정확한 의미는 '10월 상달 3일이 개천'이 아니고,
'10월 상달 3일을 갑자일이라고 부른다'라는 뜻이고, 이날을 갑자일로 지정하니 하늘을 열수 있었다는 뜻이다.

그럼 이날이 왜 갑자일 일까?

그 당시 사람들은 이날을 갑자일로 지정하기 전에 수십년 혹은 수백년을 기다리며 천문계산을 했다. 그러면서 해와 달과 행성, 별의 위치를 추적하고 기록하고 천문도를 만들었다.

그러다가 개천이 있는 해에 하지 이후에 일식이 발생했는데 이날을  갑자일로 지정하고,  이로부터 반식년이 지난 동지날 또다시 일식이 발생했는데, 이날이 음력 초하루이고 이로부터 3일이 지난 음력 초사흘을 갑자일로 지정하고 이날을 개천일이라고 불렀다.

이 해에는 동지와 음력초하루가 같은날이었고, 일식이 있었기 때문에 당시의 역법계산의 기준점(역원)이 되었으며 이때부터 60갑자 일진(정수체계)을 사용하면서 이후의 모든 역법계산에서 실수계산때문에 발생하는 오차를 없애버릴 수 있었다.

이 일진을 이용하여 동양(우리나라와 중국)에서는 유사 이래의 모든 역사서의 일식 기록 날짜를 정확하게 검증할수 있게 되었다.

두번의 일식(하지이후의 갑자일 일식과 동지날의 일식)을 기준으로 황백교점의 위치를 정확히 알수 있었고,  그래서 이후의 일식과 월식도  정확하게 계산할수 있었다.


순우천문도나 천상열차분야지도의 적도와 황도가 만나는 춘분점/추분점의 위치와 동지점, 하지점의 위치를 역산해보면 이 개천 시점의 춘분점 위치가 천문도 적도상의 가장 오른쪽에 위치하고,  이 춘분점이 위치한 별자리가 28수의 하나인 묘수(昴宿)에 위치한다.
이 내용은 동양에서 사용해온 천문도의 기원이 개천시기의 천문도로부터 유래한다는 뜻이다.

이상을 종합하면,
현재를 기준으로한 개천절 날짜는 음력 동지달 초사흘이 더 정확한 날짜이고,
해와 달의 달력이 아닌 인간의 달력으로는 동지에 가까운 갑자일이 더 정확한 날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