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9월 2일 월요일

[예전글] 일식의 예측

예전글 - 천리안 게시판에서 가져온 글입니다.
제목 : 일식의 예측
등록자 : 고영창  등록일 : 2009-07-27 03:25:03 AM
조회 : 583
일식의 예측 방법은 크게 관측에 의한 예측과 계산에 의한 예측으로 구분할수 있다.

관측에 의한 예측은 관측계기를 이용하여 삭망이 있기 1달 전부터 삭망 바로 1일 전까지의 황도(태양이 지나가는 길)와 백도(달이 지나가는 길)를 잘(?) 관찰하면, 다음번 삭망시에 일식이 발생하는지를 알수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황도상의 태양의 위치와 백도상의 달의 위치가 다음 삭망일에 같은 지점(황백교점)에 위치한다면 일식이 발생한다.  좀더 정확하게 따지면, 삭망일자를 아는 것만으로는 불완전하고, 삭망시각을 정확하게 알야야만, 일식의 발생여부를 알수 있다.
 그런데, 그믐날과 초하루날에는 달이 전혀 보이지 않기 때문에 삭망시각을 정확하게 알 수 있는  방법은 전혀 없다. 일식이 일어나는 시점이 정확한 삭망시각이지만, 이 시각은 일식이 일어나야지만 알수 있고, 일식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삭망시각을 아는것은 관측에 의해서는 불가능하다.
 이렇게 관측에 의해서 일식이 예측되었다 해도, 삭망시점을 정확히 모르기 때문에 실제 일식이 관측지점에 발생할지, 발생하지 않을지는 누구도 알수 없다.
 조선시대의 사서나, 고려시대, 삼국시대의 사서에 보면 간혹 일식을 예측하였으나, 일식이 실현되지 않은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사실은 일식이 실현되었지만, 한반도 주변에서 실현된 것이 아니라, 남반부의 어딘가에서나 혹은 한반도가 밤일때 일식이 실현되었다.
 백제의 역사기록에 일식을 예측하였는데, 이 일식이 우리나라에서 나타나지 않았다 해서 백제의 역사기록이 틀린것이 아니다. 백제의 천문학자는 관측을 올바르게 했고, 올바르게 예측했지만, 정확한 삭망시각을 몰랐을 뿐이고,  단지 이 일식이 남아메리카에서 발생하것 뿐이다. (어쩌면 남아메리카도 백제의 영토였다고 주장할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일식을 계산으로 예측할수 있게 된것은 1800년대 후반무렵부터이다.
 이 때부터 과거에 있었던 모든 일식/월식과 미래에 발생할 일월식을 모두 계산하여 일식이 발생했던, 혹은 앞으로 발생할  시각과 위치를 계산할수 있게 되었다. 1800년대 말에 계산했던 합삭 시각의 정밀도는 그다지 정확하지 않았지만(합삭시각 오차 대략 30~40분정도), 그래도 일식의 시각과 위치를 꽤 정확하게 예측할수 있게 되었고, 인류는 이때부터 일식의 발생구조를 완벽하게 이해하게 되었다.
 계산으로 예측이 가능하게 된 이유는 케플러가 발견한 타원궤도 법칙과 속도면적일정법칙이 가장 큰 공헌을 했으며, 타원궤도로 움직이는 두물체(태양/지구)의 해석과 타원궤도로 움직이는 세물체(태양/지구/달)의 해석 방법, 삼각함수의 미분적분 계산법등이 모두 동원되어 가능하게 되었다.
 계산에 의한 일식 예측을 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사항은 정밀한 삭망시각을 계산하는 것이다. 삭망시각을 계산한다해도, 그 시각이 정확하게 맞는지의 여부를 아는 것은 지구 내에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그 이유는 일식이 벌어지는 날을 제외하고는 삭망시각에 지구에서 달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삭망시각 계산의 정확성은 일식이 있는 시각에나 확인이 가능하다.
 정확한 삭망시각을 계산 할 수 있다면, 마찬가지 계산방법으로 황도와 백도의 교점의 위치도 정확하게 계산할 수 있고, 교점시각과 삭망시각의 거리를 계산하면 일식의 여부를 알수 있다. 삭망시각과 교점시각의 거리가 일식 범위이내이면, 삭망시각의 태양의 위치, 달의 위치, 태양과 지구와의 거리, 달과 지구와의 거리를 계산하면,  일식을 볼수 있는 지역을 알수 있게 된다.

 일식 예측의 핵심은  관측에서나 계산에서나 양쪽 모두 정확한 삭망시각을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정확한 삭망시각을 계산해 낸것은 서양천문학에서 먼저 이루어 졌지만, 중국과 한국의 천문학자들도 정확한 삭망시각을 알아내기 위해서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었다.
 국가적으로 달의 움직임을 관측하였고, 관측에 의해서 일식을 예측하였지만, 때로는 그 예측이 적중하였고, 때로는 그 예측이 실패하였다.
 동양의 천문학에서 태양의 운동(지구의 공전)은 기원전부터 아주 상세하게 밝혀져 있었지만, 달의 운동은 끝내는 정확하게 밝혀지지 못했다.

 서양천문학이 삭망시점을 정확하게 계산하기 전까지는 동양천문학에 비해서 한 참을 뒤떨어져 있었다.
이 당시에 청나라와 조선에서는 시헌력을 사용하여 태양과 달의 위치를 계산하였는데, 서양의 태양과 달의 위치를 계산하는 역법(그레고리력이 아니다)은 시헌력에 비해 한참 못 미치는 역법이었다. 시헌력이전에 중국에서는 수시력(대통력이라는 이름도 있지만, 수시력과 전혀 다를바가 없다)을 사용했고, 조선에서는 수시력과 칠정산내외편을 사용했는데, 수시력과 칠정산내외편에는 지구의 공전을 타원궤도로 해석하는 내용이 있다.
 중국과 한국의 천문학자들은 정확한 삭망시각을 계산하려고, 수백년 아니 거의 천년에 가까운 달의 움직임과 관련된 기록을 사용하였다. 하지만 구체적인 달의 운동상태를 알지 못했기 때문에 천년에 가까운 기록자료가 실제 예측에는 별도움이 되지 못했다.
 그리고, 현재의 우리들은 이 자료들을 가지고만 있을뿐, 이 자료들을 사용하려는 시도조차하지 않고 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